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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진리 사이

어떤 경험은 설명하기 어렵다.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완전히 이해하기 힘든 감각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해봐야 안다.

이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어떤 경험은
설명으로 듣는 것보다
직접 겪어볼 때 훨씬 분명하게 이해되기도 하니까.

문제는 그다음에 이어지는 말이다.

안 해봤으면 모른다.

이 말이 나오면
대화의 성격이 조금 달라진다.

처음에는 경험을 설명하는 이야기였는데,
어느 순간 그 경험이
하나의 기준처럼 쓰이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경험이 설명의 한계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경험이
곧 보편적인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경험은
누군가에게는 정말 중요한 의미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경험은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그런데 그 경험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선택까지 판단하기 시작하면,
경험은 설명이라기보다
주장에 가까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경험이
하나의 자격처럼 쓰일 때도 있다.

해봤으면 알 텐데.
안 해봤으면 몰라.

그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다.
정말 그 사람에게는
설명되지 않는 감각이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

다만 그 경험이
그 사람에게 중요하다는 사실과,
그 경험이 모두에게 같은 의미여야 한다는 말은
조금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럴 때는
굳이 논쟁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 경험이 그 사람에게는
정말 중요했을 수도 있다.

다만 나는
경험과 진리 사이에
생각보다 꽤 넓은 거리가 있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