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아~ 그런 타입이시구나

아~ 그런 타입이시구나

가끔 이런 말을 듣는다.

아~ 그런 타입이시구나.

몇 번 대화를 나누고 나면
우리는 종종 그렇게 말한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세상을 빠르게 이해하려면
사람도 어느 정도는 빠르게 분류해야 할 테니까.

하지만 많은 경우
그 말은 질문이 아니라 확신처럼 들리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불편하게 느껴졌다.

이 사람은 이런 타입이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은 이미 어떤 틀 안에 들어간다.

문제는 그 틀이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보통 한 가지 모습만 가지고 있지 않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관계에 따라 달라지고,
시간이 지나면서도 달라진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몇 번의 대화와 몇 가지 인상만으로
누군가를 설명했다고 믿는다.

가끔 이런 생각도 스친다.

아, 나는 그런 타입이어야 하나.

그 말을 듣다 보면
나를 설명하는 말과
나 자신 사이에서
잠깐 헷갈리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어떤 관계 속에서 보인 모습을 보고
그 사람 전체를 설명했다고 믿는다.

어쩌면 관계를 정리하는 일 자체는
어느 정도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관계의 모습을 가지고
사람 전체를 규정해 버리는 순간
어딘가 불편한 느낌이 남는다.

또 하나 곤란한 순간이 있다.

누군가 이미 나를
이런 사람이라고 정리해 두었을 때다.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을 대하는 일이
조금 어려워진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 안에서
이해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설명할 기회는
생각보다 잘 오지 않는다.

사람은 한 번 만들어진 인상으로
꽤 오래 상대를 기억하곤 한다.

그래서 사람을 빨리 이해했다고 믿는 순간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적어도 나는
사람을 빨리 규정하지 않는 쪽을 택하려고 한다.

관찰은 하되
결론은 조금 늦게 내리려고 한다.

사람을 이해하려는 일과
사람을 정리해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다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