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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

이전까지는 개발 공부를
운동선수처럼 이해하고 있었다.

반복하고,
익숙해지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

초반에는 이 방식이 잘 맞았다.

그런데 한동안은
이 설명이 잘 붙지 않고 있었다.

그걸 최근에서야
뒤늦게 인식했다.

이 구간이 조금 이상했다.

분명 계속 하고 있는데,
예전처럼 “하면 늘고 있다”는 느낌이 잘 오지 않았다.

시간은 쓰고 있는데,
쌓이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같은 자리를 계속 도는 느낌에 가까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덜 해서 그런가,
방식이 잘못된 건가,
이런 쪽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작업 흐름을 가만히 보면
코드를 짜는 시간보다
만든 걸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고치고 더 향상시켜나가는 시간이 더 길어져 있었다.

이쯤부터는
단순히 반복해서 늘어나는 구간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구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운동선수도 물론 피드백을 받는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피드백의 유무가 아니라,
반복과 훈련이 중심인 구간에서
보여짐과 반응, 수정이 중심이 되는 구간으로
무게가 옮겨간 감각에 더 가까웠다.

이때부터
운동선수 비유 하나로는 설명이 잘 안 됐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아이돌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찾아보니 영어에서 idol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의미와는 조금 달랐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동경하는 대상에 더 가까운 쪽이었다.

반면 우리가 쓰는 아이돌은
조금 다르다.

단순히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만들어지고,
다듬어지고,
결과물로 평가받는 쪽에 더 가깝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겪고 있는 이 구간을 설명하는 데에는
우리가 쓰는 아이돌 쪽이 더 잘 맞는 느낌이 들었다.

디자인할 때도 비슷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툴을 익히고,
레이아웃을 반복하고,
손에 익히는 쪽이 컸다.

그때까지는
많이 해보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수정하는 쪽이 더 길어졌다.

그때도 비슷했다.

분명 계속 하고 있는데,
“많이 하면 는다”는 설명이 잘 안 붙는 구간이 있었다.

지금 겪고 있는 이 구간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던 이유도 그거였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안 잡히는 상태였는데,
이번에야 겨우
이상하다고만 느끼던 구간에
이름 하나가 붙은 셈이었다.